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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의 역할과 회복력에 대한 신경과학 최신 이론 해마: 기억의 중심에서 인지 기능을 조율하는 핵심 구조 해마(hippocampus)는 인간 뇌에서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대표적인 구조로, 신경과학자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집중적으로 연구되어 온 부위다. 그 모양이 바다 말(horse sea)과 비슷하다고 하여 '해마'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대뇌 측두엽의 안쪽, 변연계에 속하는 부분에 양쪽 한 쌍으로 존재한다. 해마는 감각적으로 유입된 정보를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특정 사건이나 정보의 시공간적 맥락을 기억하는 데도 관여한다. 예를 들어, 오늘 아침에 무슨 옷을 입었는지, 어제 누구를 만났는지, 며칠 전에 어떤 장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떠올릴 수 있는 것은 해마의 기능 덕분이다. 이러한 역할 때문에 해마는 ‘에..
뇌와 장의 연결고리: 장내 미생물과 정신 건강의 관계 장과 뇌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뇌-장 축(Gut-Brain Axis)의 개념전통적으로 뇌는 신체의 다른 기관들과는 독립적으로 기능한다고 여겨져 왔지만, 최근의 연구는 뇌와 장이 긴밀하게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이 연결을 설명하는 개념이 바로 **뇌-장 축(Gut-Brain Axis)**이다. 뇌와 장은 자율신경계, 면역계, 호르몬 시스템, 그리고 장내 미생물 등을 통해 상호 정보를 주고받는다. 특히 미주신경(Vagus Nerve)은 뇌와 장 사이를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주요 통신 경로로, 장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를 뇌에 전달하고 뇌는 그에 따른 반응을 조절한다. 이처럼 장은 단순히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기관을 넘어, **'제2의 뇌'**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신경전달물질과..
도파민과 뇌: 보상 시스템과 중독의 메커니즘 도파민이란 무엇인가: 뇌의 보상 시스템을 움직이는 핵심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은 뇌에서 분비되는 주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인간의 행동과 감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흔히 도파민은 '쾌락 호르몬' 혹은 '행복 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역할은 훨씬 더 복잡하고 정교하다. 도파민은 특히 뇌의 보상 회로에 중심적으로 작용하며, 우리가 어떤 행동을 반복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운동 후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 또는 성취감을 느낄 때 도파민이 분비되며 그 행동을 다시 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도파민은 주로 뇌의 중뇌에 위치한 '복측피개영역(VTA)'에서 생성되어, '측좌핵(Nucleus Accumbens)', '전전두엽', '해마' 등으로 전달된다. 이 경로를 **중..
스트레스와 뇌의 관계: 만성 스트레스가 뇌에 미치는 영향 스트레스와 뇌: 단순한 감정이 아닌 생물학적 반응 스트레스는 단순히 기분이 나빠지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에 영향을 주는 생물학적 반응이다. 뇌는 스트레스를 인지하면 가장 먼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축)이라고 불리는 스트레스 반응 체계를 활성화한다. 이 체계는 부신에서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며, 이는 단기적으로는 생존을 위한 준비를 돕는다. 예를 들어 갑작스러운 위협에 반응할 때 심박수를 높이고,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하며, 통증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이 지속되어 ‘만성 스트레스’로 이어지면, 오히려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코르티솔이 장기간 분비되면 해마(hippocampus)와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기능..
노화와 뇌 건강: 뇌세포는 나이 들어도 재생될 수 있을까? 뇌는 나이가 들어도 계속 변한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뇌세포, 즉 뉴런은 출생 후 일정 시기가 지나면 더 이상 새로 생성되지 않는다고 믿어왔다. ‘한 번 죽은 뉴런은 다시 되살릴 수 없다’는 고정관념은 수십 년간 교육과 의학에 영향을 끼쳐왔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의 연구들은 이 전제를 뒤엎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특히 해마(hippocampus)라는 뇌 부위에서는 성인기에도 새로운 뉴런이 생성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뇌의 가소성과 재생 가능성이 과학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노화는 뇌의 구조적, 기능적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신경세포의 수가 감소하고, 시냅스 밀도도 줄어들며,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 또한 둔화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억력 저하, 판단력 감소, 학습능력 저하..
뇌와 면역 시스템의 상호작용: 건강한 뇌를 위한 면역의 역할 뇌와 면역, 전혀 다른 시스템의 연결 오랫동안 의학계에서는 뇌와 면역 시스템이 별개의 체계로 작동한다고 여겨졌다. 뇌는 '면역 특권 구역(immune privileged site)'으로 간주되며, 면역 세포의 직접적인 접근이 제한된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뇌과학과 면역학의 융합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뇌와 면역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특히 림프계의 존재가 뇌와 직접 연결된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뇌도 면역 감시와 반응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기관으로 재조명되었다. 이러한 연결은 단지 생리학적인 차원을 넘어 행동, 감정, 정신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렸을 때 기분이 저조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무기력해지는 증상은 단순한 '몸살'이 ..
뇌의 시냅스 가소성과 학습 능력: 뇌는 어떻게 변화하고 적응하는가 시냅스 가소성이란 무엇인가: 뇌의 변화 가능성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이란, 뇌 속 신경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접합부인 시냅스가 경험에 따라 구조적·기능적으로 변화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뇌는 고정된 구조가 아니라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거나 환경에 적응하면서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개념은 오랫동안 뇌 과학의 핵심 주제로 다뤄져 왔으며, 특히 기억력, 학습능력, 심리적 회복력 등 다양한 뇌 기능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인간의 뇌는 태어날 때보다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신경회로를 재조직할 수 있으며, 이는 바로 시냅스 가소성 덕분이다. 가소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장기강화(LTP, Long-Term Potentiation)’로,..
도파민과 뇌의 보상 시스템: 동기, 중독, 그리고 자제력의 뇌 과학 도파민의 본질: 보상과 동기의 화학 신호 도파민은 뇌에서 분비되는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보상과 쾌락, 학습, 동기 부여와 깊은 관련이 있다. 흔히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과 비교되곤 하지만, 도파민은 단순한 행복 감정보다 ‘무엇인가를 원하고 추구하게 만드는 힘’에 더 가깝다. 다시 말해 도파민은 우리가 어떤 행동을 반복하도록 만드는 핵심적인 동기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목표를 달성하거나, 칭찬을 받았을 때 도파민이 분비되고, 뇌는 그 경험을 ‘보상’으로 기억하며 다시 그 행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도파민은 주로 **중뇌의 복측 피개 영역(VTA)**에서 생성되어 측좌핵(nucleus accumbens), 전전두피질, 편도체 등 다양한 부위로..